끝나지 않은길... 제1장 '훈련' 요약
끝나지 않은 길 ❙M.스캇 펙 지음
- 제1장 훈련 -
삶은 고행이지만 삶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기만 한다면 삶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어렵다는 이 진리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다. 삶은 문제의 연속이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근본적인 도구는 훈련이다. 훈련 없이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과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삶이란 항상 어려운 것이며, 아울러 기쁨만큼 고통이 많다. 하지만 삶의 의미란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모든 과정 속에 있다. 우리는 문제를 통해서만 지적으로나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고통을 주는 것이 곧 교훈을 주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현명한 사람이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문제를 직시하고 이에 따른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현명하지 못한다. 뒤따르는 고통을 두려워하므로 우리들 대부분이 다소간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 문제와 그에 따르는 정신적인 고통을 회피하려는 이런 경향이 모든 정신질환의 주된 원인이다. 칼 G. 융은 "모든 신경증은 정당한 고통을 회피한 대가다." 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회피한 대가는 회피하고자 했던 정당한 고통보다 결국에는 더 고통스러운 것이 되고 만다. 문제를 대면하는 데 따르는 정당한 고통을 회피할 때, 우리는 그 문제를 통해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성장도 회피하는 것이 된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아이들에게 정신적, 영적 성장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 주워야 한다. 고통의 필요성 및 그것의 가치, 즉 문제를 직면하고 그에 따르는 고통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자신과 자녀들이 훈련할 때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훈련이란 문제를 직시하고, 더 나아가 문제가 야기하는 고통을 건설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통을 겪어내는 기술과 방법 4가지는 즐거움을 뒤로 늦추는 것, 의무를 받아들이는 것, 진실에 충실 하는 것, 그리고 균형 감각이 있다. 이것들은 간단한 방법이지만 고통을 직시해야 하는 방법이기에 이것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이 의지는 사랑이다.
첫 번째 방법 :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기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은 삶의 즐거움과 고통의 시간적 우선순위를 조절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먼저 고통을 대면하여 경험하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즐거운 일을 아무 부담 없이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다. 이것은 멋진 생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렇게 시간을 계획하고 조절하는 과정 또는 방법을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아주 어려서 배운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즐거움을 뒤로 미루는 능력이 잘 발전시키는데 반해, 어떤 아이들은 이런 능력을 거의 발전시키지 못하여 정말로 어떤 아이들은 이런 능력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되는 이유를 대부분의 지표들은 부모의 품성이 결정적 요인임을 상당히 분명하게 지적해 준다.
훈련되지 않은 부모가 시키는 훈련은 의미가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부모들 자신이 자기 훈련이 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아이들에게 훈련되지 않은 훈련자로서 역할 한다는 사실에 있다. 그들은 “내가 말하는 대로는 하고 내가 행하는 대로는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부모들이다. 하지만 본보기로서의 부모의 역할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궁극적으로 사랑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할 때 그것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다. 좋은 훈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을 베푸는 부모가 주는 훈련의 질은 사랑을 베풀지 않는 부모의 훈련보다 우월하다. 아이들은 자기 부모가 그들에게 바치는 시간과 그 질의 정도에 따라 자신이 부모에게 그만큼 소중한 존재라고 느낀다. 자신을 소중하게 느끼는 감정은 정신건강에 필수적이며, 자기 훈련을 위한 초석으로 이것은 부모 사랑의 직접적인 산물이다. 자기훈련은 곧 자기를 돌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즐거움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기 존재의 안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자기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자기 훈련의 실제적 기준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품은 자기 훈련과 부모의 일관되고 순수한 보살핌을 통해 이상적으로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다.
사람들이 지적, 사회적 혹은 영적인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시간이다. 문제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할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 남아서 영원히 정신적 성장과 발전에 장애가 된다.
문제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경향은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고 궂은 일을 먼저 감당해 내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태도의 또 다른 양상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아이들이 문제를 잘 이겨내면서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방치하거나 무시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들은 종종 스스로 문제를 이겨내고 자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것을 이겨내도록 돕거나 문제를 좀 더 자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자녀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 : 의무를 받아들이는 것
우리는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희망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것은 내 문제이며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라는 태도를 취할 때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신경증과 성격장애는 의무에 대한 혼란에서 유래한다. 신경증환자는 너무 많이 의무를 떠맡으려 하는 반면에,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의무를 떠맡으려 하지 않는다. 신경증환자들은 자신이 세상과 충돌을 일으킬 때 자동적으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고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신경증과 성격장애를 함께 갖고 있었는데 이것을 ‘신경증적 성격장애’라고 한다. 이것은 삶의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에 대해 죄의식에 시달리는 반면 다른 어떤 부분에서는 실제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떠맡지 않으려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 가운데 어느 정도의 신경증이나 성격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항상 변화하고 있는 사건의 과정에서 우리의 의무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평가하고 또 재평가해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정직하게 시행하고자 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각각의 과정을 제대로 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 자기 조사라는 고통을 감내할 힘과 자발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바로 보고 그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오로지 많은 경험과 긴 성숙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는 세상의 의무와 자신의 의무를 정직하고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성숙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도울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 있다. 부모는 자녀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지기를 회피하거나 외면하려고 할 때는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또 어떤 때는 본인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부모는 자녀의 욕구나 결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민감해야 하며 또한 기꺼이 시간을 들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든 노력을 종종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자녀의 성장을 고양시키는 일에 부모로서 적절한 책임을 기꺼이 떠맡으려는 태도와 사랑을 요구한다.
우리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그 행동의 결과에 따르는 고통을 회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임에 따르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매일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의 삶은 전반적으로 개인적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세 번째 방법 : 진실에 충실함
진실은 현실이다. 현실에 대한 우리의 견해는 삶의 지형을 짚어가는 지도와 같다. 그러나 우리는 지도를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당한 노력을 들여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현실을 평가하고 인식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면 기울일수록, 그리고 끊임없이 수정해야 지도는 더욱 정확해진다.
오랫동안 노력하여 지도를 만들었는데 그 관점이 틀렸다는 것이 확인되고 그 지도가 대폭 수정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새로운 정보에 부딪혔을 때 이 때 요구되는 고통스런 노력은 우리를 겁나게 하며 압도해버린다. 그로인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무시해 버린다. 낡은 견해를 바로잡는 데 요구되는 것보다 새로운 현실을 말살하고 낡은 견해를 방어하는데 더 많은 힘을 소비한다.
현실에 대한 낡은 견해에 집착하는 것을 감정전이라고 한다. 감정전이란 어린 시절에 형성된 세상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어린 시절의 환경에는 적절하지만 어른이 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은데도 어린 시절의 것이 그대로 옮겨져 그것으로 변화된 그리고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전이를 치료할 때 중요한 것은 지도를 수정하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을 쌓을 때만이 우리의 낡은 지도를 고칠 수 있다. 그런 훈련을 쌓기 위해 우리는 진실에 절대적으로 충실해야 한다.
진실에 절대적으로 충실하다는 것은 계속적이고 끊임없는 엄중한 자기성찰을 의미하고 개인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삶을 뜻하며 절대적으로 정직한 삶이다.
네 번째 방법 : 균형
균형은 훈련하는데 필요한 훈련양식이다. 균형을 잡는 것은 유연성을 주는 훈련이다. 성숙한 정신건강에 필요한 것은 서로 모순되는 욕구와 의무와 책임과 방향 등에 유연히 대처하고, 계속하여 다시 대처해 가는 비범한 능력이다. 균형이라는 이 훈련의 요체는 ‘포기’이다.
균형이란 바로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며, 그것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일종의 훈련이다.
포기에 따르는 고통은 죽음과도 같은 고통이지만 낡은 것의 죽음은 새 것의 탄생이다. 따라서 죽음의 고통은 탄생의 고통이며 탄생의 고통은 죽음의 고통이다. 우리가 새롭고 좀 더 좋은 생각 관념 이론 또는 이해 방식을 개발한다는 것은 곧 낡은 생각, 관념, 이론, 이해방식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포기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
훈련은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따르는 고통에 건설적으로 대처하는 기술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훈련은 이 4가지 방법들의 ‘체계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