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6일(월) 7:50, 춘천CGV에서 직원들과 함께 보다.
아마도... 직원들은 내가 보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봤을 수도 있을 듯...
김기덕감독의 작품은 가급적 영화관에서 보려고 하는 편이고
대부분... 보고 나면 머리가 묵직하긴 해도
생각의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나 스스로와 내 주변을 한 번은 곱씹어 생각해보게 하기에...
그래서 난 김기덕감독의 작품이 좋다.
김기덕 감독의 20번쩨 영화란다. 일대일 나는 누구인가?
줄거리
5월 9일, 한 여고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다.살인 용의자 7인과 그들에게 테러를 감행하는 ‘그림자’ 7인.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들 중 당신은 누구인가?
<작의(作意)>
<일대일>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대한민국에 대한 영화다.
‘나 역시 비겁하다’는 것을 먼저 고백하면서 이 시나리오를 썼다.
나는 이 땅에 살면서 매일 충격을 받는다.
부정부패도 성공하면 능력이 된다.
사회를 미워도 해봤고, 증오도 해봤고, 용서도 해봤고, 비워도 봤다.
영화 도입부에 살해되는 여고생 ‘오민주’는 누구인가?
이 영화를 보는 각자의 살해된 ‘오민주’가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누구든 각자의 ‘오민주’가 있어야만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다.
그리고 결말을 동의하든 부정하든 할 것이다.
살해 당한 기분이 없다면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
누군가 이 영화를 이해할 것이라 믿어 만들었다.
그러나 아니어도 어쩔 수는 없다.
그게 바로 지금이고 우리다.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집으로 가는 길에 직원들이 영화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고 한다.
설명이라... 난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내가 보고 느낀 것을 주저리 주저리 읊어댄다.
난 60년대에 태어나 남들처럼 공부해서(성적은 중하위권이었으며) 졸업했고, 잘났던 못났던 취직이 용이한 시대를 살았다. 그 때는 내 주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해서 상대적 빈곤이나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시대였다. 민주니 독재니 그런거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먹고 살만한 시대였고 지금도 나름의 지위를 누리며 먹고 살고있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그렇지 않다. 빈부의 격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대가 되었고, 돈이 없으면 공부를 하기도 힘들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하여 취직이 쉬운 것도 아니고, 이 모든 것이 나의 무능인것만 같은 열등감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살아낸다는게 버거운 시대가 되어버렸다.
돈이 최고인 시대, 돈 앞에선 양심도, 공공의 선도 내버리는 시대, 나와 다른 사람(튀는 사람)을 그냥 두지 않는 사회, 돈과 권력 앞에 복종을 강요하는 사회,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시스템을 재단하는 시대, 그 시스템을 견고히 하기 위해 개인의 무능력을 부각시키는 시대, 그 시대 안에서 뭐가 옳은지 그른지 분별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시대... 그런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 속에 내가 있고 무감각하게 시대를,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개인의 무능... 물론 지극히 개인의 책임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책임만 있을까???
나의 선택에 대한 무능은 충분히 나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하지 못하고 선택된 상황에 따른 무능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내가 한국에 태어난 것, 내가 나의 부모에게 태어난 것 등등... 개인의 선택에 의해 선택되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상황이 있고 그로인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는 건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환경이 아무리 열악해도 그 속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그러나, 시대가 급격한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은 이야기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이 나기엔 너무나 힘든 시대가 아닌가? 또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도록 시스템화된 사회가 아닌가?
그럼... 주어진 시스템안에서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바꿀 것인가? 바꿀거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삶은 b(태어남)와 d(죽음) 사이의 무수한 c(선택)의 연속에 있다고 한다. 내가 한 선택에 의해 내가 만들어 지고 각각의 개인의 선택에 의해 사회가 만들어 진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 "내가 뭘..." 하는 생각, "나 하나 바뀐다고 바뀌겠어."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거대한 바위에 무수히 달걀을 던지고 던지다 보면 사회는 바뀌리라 믿는다. 이 때 우리가 놓지말아햐 할 것이 사랑과 정의다. 개인의 사랑과 정의가 아닌 공공의 선을 위한 사랑과 정의가 강물처럼 넘쳐날 수 있도록... 달걀을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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